정준영 사건, 왜 이사람만 질타를 안받을까?

 

데스노트의 작가 데스노트의 작가 중 스토리를 담당했던 '오바 츠구미'는 이런 말을 했다.
"데스노트에서 라이토는 사악하고, 
L은 덜 사악하고, 
야가미 소이치로만이(라이토의 아버지) 완전한 정의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인터뷰에서도 언급했듯이
"삶과 죽음, 정의와 악에 대한 철학적인 요소보다
그저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많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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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사람이 정의가 되는 데스노트에서는
누가 나쁜놈인지, 덜 나쁜놈인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직업 특성상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하는 임무를 맡은 경찰은 얘기가 좀 다르다.
그래서 야가미 소이치로는 L이 라이토를 속박했을 때,
집안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했을 때,
데스노트를 이용하여 그 살인방법을 검증하려 했을 때,
이런 행동들에게 반감을 샀다.
경찰이라면 결과의 정의 이전에 과정의 정의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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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이란 사회 구성원의 전체의 이익이다.
개인적으로는 벤담이 얘기했던 '공리주의'와는 약간 다르다고 생각한다.
공익은 전체의 이익이여야 하고,
공리주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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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 사건의 발단은 어디서부터 시작이였을까?
핸드폰 수리기사의 제보로 시작 되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수리기사 역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상하게도 조사나 처벌 받는 기사 한 줄 없다.

이 수리기사가 신고까지 하게 된 상황을 정리하자면
정준영 핸드폰의 수리를 위임받았고,
수리 과정 중 데이터를 봤고,
데이터의 내용을 직접 신고하기 부담스러워 
대리인을 통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변호사에게 먼저 이런 내용으로 신고를 해도 되는지
확인을 받았다는 기사도 있었다.

이 수리기사가 유출한 행위에 대해 변호사는
1. 휴대폰을 들여다 본 행위와
2. 유출한 행위
이 두가지를 쟁점으로 봤다.

휴대폰을 들여다 보는 행위는 수리 과정 중 어쩔 수 없는 요소이므로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유출한 행위에 대해서는 '남의 휴대폰 자료를 재미삼아 올린게 아니고, 범죄를 제보한 것.
공익을 위한 거라 범죄가 아니다'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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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1번은 백번노력해서 이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2번 항목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반대 입장이다.
이게 경찰에까지 넘어갈 단계라면, 
경찰은 그 수집단계에서 '공익성의 여부'를 더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데이터 복구 업체는 '고객의 정보를 유출하지 않는다'라는게 직업적 윤리의식이다.

이 수리기사는 본인의 윤리의식을 넘어서 유출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황을 제보하고 경찰이 그 증거를 수집하게 해야지
본인의 윤리의식을 넘어서까지 제보하는게 범죄로 봐야하지 않나 싶다.

공익이라고 하기에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여럿 있다.
이게 진정한 공익이라면 어떤 명분을 붙여서라도 공익이 가능하게 된다.
명분 없는 공익이 정말 공익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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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윤리의식에는 변호사 윤리의식이 있다.
살인자를 변호하는 변호사는 나쁜걸까? 아니다.
의뢰인이나 사건의 내용이 사회 일반으로부터 비난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수임을 거절하지 아니한다.라는게 변호사의 윤리의식이다.
하지만 변호사의 윤리의식을 따랐다고 해서
변호사 그 누구도 "나 이 사건을 맡았어. 그사람 죄가 없어.(혹은 중죄가 아니야.)"라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니지는 못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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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서 나는 데스노트의 야가미 소이치로 본인이 아니다.
그래서 나로서는 이런 생각을 가지는게 전부이다.
난 소이치로의 생각과 행동을 존중한다.
경찰로서의 그는 완벽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범인을 잡는다는 기준에서는,
내 기준에서는 '맞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L이 범인을 잡을 때 만큼은 조금 극단적인 선택을 하더라도
그것이 결과적으로 좀 더 적은 희생양을 내고서 잡는다면
그것 역시 본인의 정의이지 않을까.
(희생양이라고 하기엔 라이토가 죽인 사람은 범죄자라는건 조금 모순됐나.)

그래서 정준영 사건에서는 일반인들이 그 수리기사를 옹호하는지는 자유이지만
경찰까지 쉬쉬하는 행동이 맞나 싶다.
(우리나라 정서상 수리기사를 조사하고 처벌한다고 하면 경찰이 욕먹을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