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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를 찬성하는 이유.

Talk about|2019. 6. 12. 09:37

사실 낙태라는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 이다.
그냥 단편적으로 '응 안돼.'라고 얘기하기엔
출산 후 양육능력이라던가,
아이가 신체적으로 결함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던가.
생명윤리에 관한 논란이라던가
여러가지를 복잡하게 다뤄야하고,
또 사람마다 중요시 하는 항목이 각각 다르다보니
더더욱 타협점을 찾기가 어렵다.


물론 낙태죄 찬성론자들에게는 '이런 것 가지고 무슨 타협을 해야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제 정말 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다.

헌재에서는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내년 말까지 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토론'이나 '대화'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이런걸 즐기자는게 아니라,
비합리적인게 합리적으로 바뀐다던가
우리의 인식이나 사회문제를 고쳐나가기 전에
필수로 있어야 한다는 것 이다.


나는 낙태를 두고 '해야한다. 말아야 한다'로 얘기 하진 않을 것이다.
나는 남성이라서 임신을 하진 않지만
임신과 양육은 남여,여남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페미니즘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문제를 페미니즘을 반대하시는 분들이 
'페미니즘이라 반대할거야'라고 보여지는게 참 아쉽다.


나는 페미니즘이 주장하는 
'신체 결정권'에 대한 얘기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위에 말했 듯 임신과 양육은 남여(여남)의 문제이지
그걸 책임에 대한 회피수단으로 사용하기에는 이기적이지 않은가.



경기도 구리에는 '아차산'이라는 이름의 산이 있다.
이 산의 이름에 대한 유래 중 하나의 썰은,
홍계관이라는 점쟁이가 있었는데
점을 굉장히 잘 본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래서 왕이 홍계관한테 물었다.
'이 상자 안에는 쥐가 몇마리 있느냐?'
홍계관은 '다섯마리가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상자안에는 한마리의 쥐가 있었고,
왕은 분노하며 홍계관을 처형하라고 명령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쥐의 배를 갈라보게 했는데
새끼가 4마리가 있었다.

그래서 하인을 시켜서 처형하지 말라고 했는데
하인이 산으로 가서 처형하지 말라고 손을 흔들었으나...
처형수가 빨리 처형하라는 건 줄 알고 처형 해버렸다.
그래서 '아차!'했다는데 뭐 그냥 이건 하나의 이야기일 뿐이다.

정확힌 이름의 유래는 아니다.



그럼 우리는 여기서 4마리의 새끼가 진짜 새끼라고 단정 할 수 있을까?
용어의 정의는 생각보다 많이 중요 하다.
우리가 대화를 할 때 서로 같은 전제를 하고 있는 용어를 사용해야
얘기와 타협에서 혼돈이 없기 때문이다.


'연패'라는 단어가 한자에 따라 다른 뜻이 되기도 하지만
연패했다라고 한다면 화자가 정확히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모른다.

연승, 연패라고 쓰면 되잖아. x발!


전체적인 문장의 흐름을 봐야 연속으로 승리한건지 
패배한건지 알 수 있듯이.

자, 그러면 아직 출산을 안한 새끼는 새끼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아직 낙태에서 필요한 '생명의 기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구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진통설, 일부 노출설, 전부 노출설, 독립 호홉설이 있다.

우리나라 법조계가 택한 것은 진통설과 전부 노출설이다.
민사상으로는 전부 노출설을, 형사법에서는 진통설이라고 한다.

진통설은 규칙적인 진통이 동반될 때를 얘기하고 있고,
일부 노출설은 분만시 일부만 노출된 때 .
전부 노출설은 분만시 전부 노출된 때.
독립 호흡설은 출생 후 완전히 호흡을 할 때로  보고 있다.

이런 용어의 정리에 대한 부분은
사건이나 사고를 확정 짓기 위해서 필요하기도 한데
임산부가 살해됐을 경우 그 살인자는 2명을 살인한 것인지,
1명만 살인한 것인지 가려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일부노출설을 채택하고 있고
미국은 주마다 다르다고 한다.

전부 노출설을 채택하는 주도 있는 반면, 
모체 내 태아의 반응이 있을 때.
12주가 경과된 때.  다 다르다.

종교계에서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순간부터 생명으로 간주하는데
그래서 배아실험에 대한 것은 종교계가 크게 반발하고 그렇다.


우리나라는 원천적으로 낙태가 불가능한 국가가 아니다.
예외적으로 낙태가 허용되는 경우는
1) 부모 중 한사람이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2) 부모 중 한사람이 전염성질환이 있는 경우.
3)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하여 임신된 경우.
4) 법률상 혼인이 불가 한 혈족 또는 친인척간에 임신된 경우.
5) 임신의 지속이 의학적으로 산모의 건강을 해치고 있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즉 이런 특수한 상황들을 빼면
합법적으로 유산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나는 낙태를 단순히 찬성한다는게 아니고,
부분적 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낙태 반대이유부터 보자면
'태아도 생명이고 생명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여성이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결정권까지 보장할 순 없다.'
'인간의 성관계는 책임보단 쾌락위주로 변질 될 것이다'
라는 이유들이 지배적이다.

내가 낙태를 부분적으로 찬성하는이유 대해 말해보자면
임신 과정 중 임신8주 이전까지는 배아라고 부르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현행법상 배아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2조 3항에서
'배아란 인간의 수정란 및 수정된 때부터 발생학적으로 모든 기관이
형성되기 전까지의 분열된 세포군을 말한다'

나는 딱 이 시기까지 낙태를 찬성한다.

배아는 태아가 아니라 세포군이라 규정짓고 있기 때문.


물론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해도
과학자나 업계종사자분들의 의견이 다를 순 있다.

생명체가 될 능력을 가진 세포로서 잠재적인 생명체인건 맞지만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다고해서
남성의 정자나, 씨앗을 생명으로 보지 않는 것처럼
배아 역시 잠재적인 이유로 '완전한 생명'으로 
보는건 어렵지 않을까라는게 내 생각이다.

또한 합법적인 유산시술로 인해
산모에 대한 정신적, 육체적인 사후 관리 역시 
합법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법적인 시술은 산모에 대한 의료사고 등의 문제도 발생 된다.
낙태를 한고 난 뒤 여성의 몸이 굉장히 안좋아지고
이후 임신확률이 많이 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잘 아는 건 여성 본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성관계에 있어서 더욱 더 신중하게 하지 않을까?

성관계가 책임보다 쾌락주의로 변질 된다라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다.

대부분 성관계하는 사람들은 아이의 출산보다 쾌락을 이유로 하지 않나?
낙태가 합법으로 이루어진다면
성에 대한 교육 역시 좀 더 발전해야 하는 건 덤.


마지막으로 생명의 윤리에 대한 전제는 어디부터 어디까지 일까?
그 생명이 고귀하게 생을 마감할 때일까?
아니면 그 생명의 권리는 오로지 그 본인에게만 있다고 하면
자살역시 윤리적으로 옳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2018년 2월에 우리나라는  
연명치료를 직접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본인이 선택이 가능하기도 하고,
환자 가족 전원의 합의를 통해 연명의료의 중단이 가능하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가족에 대한 범위라던지 이런 합의가 필요하다.
이 제도의 본질은 불필요한 연명의료를 중단하고 
자연스러운 이별을 맞이하는 것.
그 사람이 무조건 생명의 연장을 쫓는게 윤리라면
'치료고통을 감수하는 삶'이 정말 윤리라고 볼 수 있을까?


나는 우리나라의 모든 남성과 여성이
성에 대해 좀 더 진중한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부분 낙태를 찬성하고는 있지만
배아를 생명으로 보는 일부종교인들이 불편하신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덧.
배아 실험에 관해 이슈가 되고 있는건 유전자 가위이다.
이런 유전자를 마음대로 자르고 붙이는 것을 윤리적으로 보는 시선 역시 존재한다. 
바이오 테러의 위험도 있기도 하다.
유전자 가위는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유전자를 제거하는 것 인데
유전질환이나 정신질환, 암을 선천적으로 예방 할 순 있겠죠.
'양질의 삶을 쫓는게 비윤리적인가?'에 대한 문제 역시 참으로 어렵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나쁜게 아니지만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
100세 시대에 건강이 최고라면
이런 기술 역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라는게
나의 조심스러운 의견이다.

페미니즘이 낙태를 찬성한다고 해서 
제가 페미니즘을 옳게보거나 찬성하는 것도 아니다.
무조건 낳아도 그 아이가 정말 행복한 가정에서 자랄 수 있을까?
우리가 페미니즘에 대해 논리적으로 비판을 했듯이,
논리적, 합리적으로 이 문제를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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