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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은 지탄받아야 하는 행동일까?

Talk about|2019. 9. 22. 12:30


오늘 아침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고 있었다.
아라뱃길에서 자매가 자살을 한 것 같다.

https://www.yna.co.kr/view/AKR20190921053600065?input=1195m

 

경인아라뱃길서 20대 자매 숨진 채 발견…"극단선택 추정"(종합) | 연합뉴스

경인아라뱃길서 20대 자매 숨진 채 발견…"극단선택 추정"(종합), 윤태현기자, 사건사고뉴스 (송고시간 2019-09-2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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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뱃길은 내 집에서 정말 가까운 곳이다.

그리고 자살을 한 자매 역시 나와 비슷한 또래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안타까운 감정이 많이 든다.


이 자매의 유품 중엔 하나의 쪽지가 있었는데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이였다고 한다.
얼마나 힘들었을지는 나로서는 감히 판단할 순 없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안타까운건 사실이다. 
그리고 이 기사를 접하고 아침 식사를 하러 밖에 나갔는데
나는 길에서 하나의 현수막을 보게 되었다.


계양구민의 날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였다.
여러가수들이 초대가수로 참석한다고 한다.
더 씁쓸했다. 
만약 이런 행사비용을 치를 돈으로 저 자매에게,
혹은 저 자매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도왔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평소라면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을 축제이지만
이런 사건 뒤에 현수막을 보니 나도모르게 센치해졌나보다.


난 사후를 믿지는 않지만 오늘만큼은 그 자매에게 무한한 행운을 바란다.
남은 가족들도 잘 이겨내길.




두달전 쯤 더 된 이야기이다.

나에겐 꽤나 친한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는 나와다르게 본인의 친척과도 많은 교류를 하고 산다.
주말에도 왔다갔다하고 사이가 굉장히 좋아보였다.
친구에겐 친척동생이 있었다. (이하 a군이라 하겠다.)
a군은 20대 초반의 남자인데 듣기론 선척적으로 몸이 많이 안좋다고 했다.
오죽하면 부모가 의사인데도 현대의학으로도 원인을 찾지못하여
기치료나 한방치료 같은 것도 받으러 다닌다고 했다.
물론 효과가 크게 있지는 않았지만.
몸이 많이 힘든탓에 대학교에는 진학하지 않았고
그냥 집에서 쉬면서 생활하는 것 같았다.



그런 a군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고 했다.
평소에 몸이 아파도 크게 심적으로 아프진 않은 것 같던 a군이
왜 그랬을까라는 생각을 주위에서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주위 가족이나 친척들은 나름의 추론을 했는데
뛰어내린 그 날은 a군의 친구가 a군의 집에와서 놀다가(친구는 a군이 아프다는 사실을 모른다.)
a군에게 '너는 학교도 안가고 부모님 카드 받아서 쓰는데 그냥 그렇게 사는거야?'라는 식의 말을 했다고 한다.

아마도 a군이 아팠다는 걸 몰랐던 친구였던 터라
a군이 부모님카드만 쓰고 다니는 사치쟁이로 보여 그렇게 말했을 지도 모른다.
다만 a군은 그걸 듣고 자신의 무기력함을 느꼈는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거라 주위사람들은 생각한다.

주위사람들이 그 친구를 원망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더욱 더 안타까운 사실 중 하나는 뛰어내린 a군의 쓰러져있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은 a군의 누나였다. 
a군의 누나도, 그의 가족들도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해졌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a군이 '자살시도'로 끝난 거라는 것.
빨리 병원에 가서 다행이 목숨은 붙어있고, 골절 몇군데 빼고는 크게 지장이 없다고 한다.



친구는 나에게 이런 사실들을 얘기하면서 a군이 살아서 다행이다라는 말을 했다.
나는 당시 친구를 위로해주고자 '다행이다'라는 말을 하긴 했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한 사람의 죽음이 슬픈 것은 맞다.
다만 '살아서 다행이다'라는 말은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
a군의 부모님일까? 아니면 a군일까?
a군에게 '살아서 다행이지?'라고 묻는다면 "응, 다행이야!"라고 a군이 답할까?
왜냐하면 극단적 선택을 실패한 사람들은
다음에 더 강한 방법으로 선택을 한다는 얘기가 있기때문이다. 


a군이 그런 선택을 시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a군의 입에선 '다행이야'라고 하진 않을 것 같다.
분명 a군의 부모님의 입장에선 다행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난 궁극적으로 a군의 그 이유의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a군이 앞으로 '잘'살아가기 위해서 말이다.



한사람의 자살이 주위사람들에게 우울증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굉장히 힘들고, 아프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럼에도 이 자매가 정말로 이런 행동으로 
본인들의 아픔을 해결했다면 자살이 '나쁘다'라고 보진 않겠다.

a군의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살았다.
처음이 어렵지 두번을 쉬울수도 있다.
다만 나는 a군의 아픔의 이유를 살면서 해결했으면 좋겠다.
a군의 부모님도 심리치료를 통해 아픔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비온뒤 땅이 굳는다고 한다.
a군의 마음도 잘 굳어지면 좋겠다.



나는 자살을 찬성하지는 않지만 반대하지도 않는다.
저마다의 아픔을 누군가가 이해해주기란 참 어렵다.

그래도 주위에게 쉽게 하지 못할 것 같다면 
익명의 누군가에게 자신의 아픔을 털어놓는 것은 어떨까?
난 심리치료사가 아니지만 그래도 당신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줄 순 있다.
익명의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나에게 연락하길 바란다.
구슬픈 얘기가 싫다면 같이 게임이나 하자.

이메일은 
wbsldj3842@naver.com

롤 아이디는 "블랙밀크티펄추가"다. 
별거 있나? 그냥 서로 얘기할 때만큼은 우리의 대화에 집중해보자. 
나 역시도 크게 잘난 인생은 아니니까 거리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만나서 이야기 할 상대가 필요하다면 이메일로 당신의 지역과 나이를 알려달라.
나는 위에 써있듯이 아라뱃길 근처 인천에 살고, 1993년생이다. 
이상한 사람은 아니다. ^^; 네이버에서도 글을 쓰고 있다.

blog.naver.com/hohohohoho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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