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 밀가루로 빵을 만들고 훔치면 '빵값 배상vs밀가루값 배상'
넷플릭스 '종이의 집'을 보다가 문득 든 생각이다.
교수와 8인의 범죄자들은 조폐국에서 '돈을 찍어 탈출'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물론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쳐맞기 전까진)
그들이 이미 제조되어있던 지폐를 가지고 가는 것까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직접 제조'를 하고 탈출한다고 했을 때 그들은
돈을 훔친걸까? 아니면 종이와 잉크를 훔친걸까?
쉬운 비유와 지인들에게 물어보기 위해
치킨집에 빗대어서 물어봤다.
1. a군
치킨과 튀김가루를 훔친거라고 하지만
목적에 따라 다르다고도 표현했다.
특히 '종이의 집'같은 경우는 애초에 목적이 돈에 있으므로
돈을 훔쳤다고 보는 것이 맞다는 입장.
2. b군(인권운동가)
닭하고 튀김가루를 훔친거라고 얘기하지만 그 사이에서 인권이 소중하다고 외쳤다.
3. c군
아무튼 다 훔쳤어.
이 뒤에 '재료만 훔쳐도 너무한데 그 치킨집에서 튀겨가기까지 했어. 너무한 처사지'
라며 "아무튼 다 훔침"의 의견을 덧붙여서 설명했다.
4. d군 (7번방의 기적)
예승이 콩먹어 콩!
기준이 참 애매하다.
d군의 말대로 무단침입부터가 죄이기도 하고,
치킨을 만드는데 단순히 닭하고 튀김가루만 필요한게 아니다.
양념치킨을 좋아한다면 양념도 훔칠테고, 콜라라든지 무라던지
치킨을 싸서 가지고 나갈 용기라던지, 거기에 들어가는 기름이나,
튀김기를 예열하기 위한 전기, 조리에 필요한 식기 들도 다 무단으로 사용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런 것들은 생략하고 '닭과 튀김가루'만 생각하기로 했다.
종이의 집도 따지고 보면 무단침입과 총기발포, 협박, 인질 등도 포함되어 있으니.
먼저 8인의 범죄자들이 조폐국을 침범하고,
종이를 인쇄한 것이 '돈'으로 성립할지에 대한 여부부터가 궁금하다.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보자면 '한국은행에서 주화 발행량을 결정해 제조를 의뢰하면
한국조폐공사에서는 돈을 찍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의뢰하지 않은 것은 돈으로 볼 수 있나?'가 나의 첫번째 의문점이다.
또한 지폐마다 일련번호가 붙는다.
그 일련번호를 본인들 마음대로 설정하는데 '국가에서 인정하지 않는 일련번호'이다.
이런 화폐를 '국가 정식 화폐'로 인정할 수 있을까?
화폐로 인정 할 경우 국가 통계에 화폐발행액이 증가가 되야 맞지 않나?
돈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교수와 8인의 범죄자들은 불법점유와 총기난사, 인질, 협박, 시설 파괴,
종이와 잉크 사용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다만 조페국은 세계 어느나라에서든 보안등급이 높은 시설이므로
이에 대한 책임이 꽤 크다고 볼 수 있겠다.
나는 a군의 의견에 동의하는 편이다.
닭과 튀김가루를 이용하고, 도둑이 본인의 노동을 통해 치킨이라는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다만 도둑의 목적은 닭이 아니라 치킨에 있었다.
점주는 닭을 도둑맞았지만, 그 닭이 없어짐으로 자신이 판매할 수 있는 치킨이 없어진 것이니
본연의 목적에 따라 치킨을 배상하는 것이 맞지않나라는게 내 생각이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고, 결정하는 것이 어렵다.
다만 '종이의 집'의 범죄자들이 실제로 잡힌다면
그 처분이 어떻게 이루어질까라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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