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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민의 검열 발언, 시민독재의 폐해일까?

이야기/Other|2020. 9. 20. 21:39

주호민의 검열 발언, 시민독재의 폐해일까? 




시작이 어디부터 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귀귀부터 기안84나 헬퍼를 연재하고 있는 삭까지 작은 소음부터 큰 잡음까지 웹툰계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논란이 일어났었다. 가장 빅 이슈는 이번 기안84작가나 삭작가가 내 기준에서는 제법 큰 논란이였는데, 이를 두고 주호민 작가의 발언도 기사에 오르게 되면서 많은 논쟁거리를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그러니까 웹툰은 심의하는 기관이 없어서 그렇다니까”
라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는 마당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웹툰계의 문제가 정말 심의기관의 부재일까? 그렇다면 심의기관만 있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까? 시민독재가 과연 그렇다고 정말 없어질까? 시민독재는 정말로 ‘공정’할까?


나는 이번 사태를 두고 먼저 3가지 쟁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번째 ‘삭작가의 아이유 논란’인데, 이건 명백히 삭작가가 잘못을 했다고 생각한다. 웹툰이나 만화계에서는 실존하는 인물을 모티브로 두고 캐릭터를 차용하는 경우가 제법 많았는데, 이런 이스터에그는 독자로부터 흥미를 유발하는 장치이기도 하지만, 잘못사용할 경우 모티브가 되는 인물에게 가장 큰 실례가 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삭작가가 아이유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가 눈살을 찌푸리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경우는 아이유 가수 본인에게도 웃으면서 보지 못할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만 “남의 자유를 빼앗는 자유 역시 표현의 자유일까?”라는 질문에 나는 “아니다”라고 답하겠다. 대작논란은 예외로 두고. 



두번째는 첫번째와 어느정도 이어지는데, “19금이라는 표시를 단 창작물은 어디까지 표현이 가능할까?”라는 것이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삭작가의 ‘헬퍼’에서는 할머니를 상대로 벌이는 범죄장면이 일부 나왔고, 그것에 대해서 일부 독자들이 “아무리 19금이라지만 좀 보기 역하다”라는 의견이 있었다. 19금 표시가 되어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 것이 논란인 셈. 개인적으로는 19금 표시한 이상 표현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로는 우선 컨텐츠의 가치는 독자의 판단이기 때문인데, 헬퍼의 할머니를 상대로 벌이는 범죄장면만 주구장창 나온다면 많은 독자들은 작품을 안보기 시작하고, 이런 작품들은 시장성이 떨어져  작가가 작품자체를 안만들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며, 이러한 스토리를 만들려고 했던 작가들에게는 좋은 반면교사가 될 듯 싶다. 그래서 나는 19금이라고 표시된 창작물인이상 위 ‘아이유 논란'처럼 누군가를 해하지 않는 범주내에서는 창작물로서의 표현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본다. 




세번째 “주호민 작가 말대로 '시민독재’가 아닌 ‘기관검열’이 들어가야 하나?”라는 논제인데, 나는 시민독재도, 기관의 존재도 반대한다. 먼저 시민독재가 생겨나는 이유들을 보자면,

1.창작물의 퀄리티 자체가 이전과 달라서 실망감에.
2.여태까지 본게 아까워서(돈을 지불했든 안했든)

이 두가지가 가장 큰 이유로 보이는데, 충분히 이해는 한다. “무관심보단 관심이 좋다”라는 말이 있듯이, 아끼는 마음에, 혹은 예전과 같은 퀄리티나 스토리전개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에 비판을 하는 것은 이해를 하지만 이정도가 어느정도 지나치게되면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다. 이럴바엔 작품을 그냥 안보는 것이 낫다. "독자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것이 좋은 작품인가?”라고 하면 나는 “아니”라고 답하겠다.

그렇다면 심의기관이 존재한다면 어떨까? 이건 시민독재보다 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웹툰을 보면 액션만화인 경우 주먹까지도 모자이크 처리를 한 경우가 있는데, 세상은 발전했지만 퇴화한 느낌이다. 마법만화가 현실성이 없다고 검열되는 일이 곧 발생할것만 같은 오늘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견제할려는 기관이 생기면 생길수록 시장은 작아진다고 생각하는데, 규제정도가 늘어나게되면 시장에 진출할려는 생산자들이 부담을 느끼거나, 작품을 만들기도전에 심의규정부터 찾아 그것에 맞는 작품을 만드는 수 밖에 없다. “창작물”이라는 이름이 참으로 무색해진다. 




주호민 작가의 개인적인 정치성향을 보면 ‘시민독재'역시 그가 바라던 세상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뭐 본인이 했던 발언은 본인이 책임지는게 맞는데 지금이라도 반대를 외치는 사람에게 돌을 던질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다. 세상이 참 불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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