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타인, 그 비밀을 엿보는 시간.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말하길,
사람에게는 3가지의 삶을 산다고 한다.
공적인 나, 사적인 나, 비밀의 나.
이걸 보고서 나는
공적인 나 - 누구에게나 공개가 가능한 영역.
사적인 나 - 공개가 가능하지만 조금 꺼려지는 영역.
비밀의 나 - 누구에게도 공개가 불가능한 영역.
이렇게 내 나름대로 정리를 했다.
처음 만나는 남녀 여섯 명이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담은 것 입니다.
멋진 집과 멋진 차가 준비되어 있으며 대본은 없습니다.
라는 멘트로 시작되는 넷플릭스의 '테라스 하우스'.
도시남녀편, 새로운 시작편, 하와이편을 봐왔지만
개인적으로는 도시남녀편이 이중에서 원탑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프로그램은 일반인을 상대로 촬영되며
대본이 없이 진행되는 탓에 서로 싸우기도, 사랑하기도 한다.
생활환경이 각자 다른 젊은이들이 모인 탓에
여러 직업군들의 생활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지만
더욱 재미를 선사하는 것은 '타인의 사생활'을 보는 재미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전 남자친구와 다시 잘해보고 싶은 의대녀의 모습이라던지,
타인과 적응을 잘 못하는 모델이라던지,
타인의 꿈을 항상 물어보고 다니는 꿈경찰이라던지,,,
그 중 재일 재밌던 사생활의 모습은 시즌 막바지에 있었던
30세 셰프와 20세 모델의 러브스토리였다.
이 둘은 자신들의 연애를 들키기 싫었는지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 키스를 하기도 하고,
새벽에 몰래 방에 들어가 같이 잠을 자기도 했다.
그리고 몇몇 멤버들에게 들켜
'도대체 어떤 사이냐'라는 추궁을 받자
20세의 모델은 이 관계를 알리고
정식적인 연애를 하기 원하지만
30세의 셰프는 관계를 부정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이 장면을 봤을 당시에는 셰프가 약간 못마땅하고
제에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빌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셰프한테는
이 영역이 '비밀의 나'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셰프는 모델을 다시 붙잡고 싶었던지
자신이 일하는 매장을 빌리며 모델을 초대하면서 관계를 다시 돌리고 싶어한다.
그 시간동안 이 셰프 나름대로 '비밀의 나'에서 '공적인 나'로 가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이 셰프에게도 나름 자신을 밝히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사람이 볼 때
'참 용기없네' '멋없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찌질하기에 사람다웠다.
나는 이 셰프가 찌질하지만 '멋있는 찌질이'라 부르고 싶다.
정말 완벽한 찌질이였다면 '비밀의 나'를 계속 연기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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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이에 무슨 비밀이야 찔리는거 있나봐?'
장난스럽게 시작했던 게임.
완벽한 타인은 대화로 전개되지만 액션보다 스릴이 넘쳤다.
어쩌면 우리도 '비밀의 나'가 들킨다면
영화보다 더 영화같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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