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의 농염주의보, <주의> 보지도 말 것.
30분보고 느꼈다.
대실망.
간단히 이 세글자로 리뷰를 마칠만큼 정말 별로였다.
아마 내가 재미가 없다라고 했던 것이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장르 자체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서구권에서는 '코미디언'이라는 것이 스탠디업 코미디언이라는 것을 지칭한다고 하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 포맷이다.
그런걸 감안해도 '박나래의 농염주의보'가 재미있냐?라고 묻는다면
'미안하지만 그래도 재미없어'라고 답하고 싶다.
그런걸 감안해서 볼 바에는 유튜브에 가서 코미디 빅리그의
사망토론이나 한번 더 보는 것이 재미있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스탠드업 코미디' 자체가 재미없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정말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문화에서
인종이나 종교, 정치 등의 이슈와 더 나아가서 살인이나 강간따위도 소재로 사용된다.
정말 불편한게 많은 우리나라에서 이런 것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박나래는 이런 것들을 피해 '섹스'라는 주제를 선정하여 공연을 한 것 같지만...
박나래라는 개그우먼이 '말로 웃기는 개그우먼인가?'라는 것을 놓고 봤을 때
내 기준에서는 아니다.
박나래의 여태 개그를 볼 때 떠오르는 것들은
단신을 이용한 개그(장도연과 비교),
분장개그, 분장개그를 이용한 콩트,
원작의 이쁜 배역을 박나래로 패러디 등 이다.
남들과 같이 합을 맞추거나, 자신의 변장을 통해 개그를 했지
'사망토론'이나 '오지라퍼'같은 말로 하는 개그를 했던 것은 아니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개그'가 아니다?
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개그적인 요소를 빼고 이 농염주의보를 얘기 한다고 할 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래서 섹스썰이 뭐가 재밌는데?'
'단순한 섹스썰 그 이상과 그 이하도 아닌'
내가 느낀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이렇다.
솔직히 말해 남자 좋아하는 여자도 정상이고
여자 좋아하는 남자도 정상이다. (LGBT를 비방하는 것은 아니다.)
박나래는 당당히 '나 남자 존X 좋아해요'라고 하지만
이런 당연한거에 소신발언인 마냥 얘기하는게 뭔가 아쉬웠다.
'그냥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느낌'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이랬다.
아니, 어쩌면 그 이하였는지도 모르겠다.
친구의 이야기는 그래도 기승전결은 있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에서는 이런 기승전결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냥 도입부-중반부-후반부에서도 그냥 '오늘 더럽게 놀아요'
'섹스썰은 이랬어요' 이런 느낌만 받았으니 말이다.
'차라리 극단적이였으면'
코미디 도중 박나래는 '기안84하고는 안했어요'라고 했는데
차라리 이런 부분을 좀 더 가미시켜줬으면 어땠을까?
'기안84 제가 노리고 있는 남자입니다'라는 식의 진행이라던가,
'나혼자산다' 촬영 중 만난 남성 게스트(출연자)에 대한 품평이라던가,
섹스 주제를 떠나 정치나 종교에 대해서 극단적으로 표현했다면
더 재밌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따라오는 논란도 있겠지만 명분은 충분하다.
'ㅎㅎ 미안합니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원래 이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득본 이유.
난 '박나래의 농염주의보'가 8만8천원짜리 코미디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넷플릭스 프리미엄 가격 14500원으로 8만8천원짜리를 본 것도 이득이지만
거기에 가는 시간과 비용도 아낀 셈이다.
그렇다고 이걸 본 시간이 아깝지 않다라는 건 아니다.
존x 아깝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재미 없는거야? '
아니다. 난 스탠드업 코미디가 재미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표현의 자유를 맘껏 펼치는 것만큼 재밌는게 어디있나?
난 아직도 이 짤을 잊지 못한다.
박나래의 시도만큼은 좋았다라고 얘기하겠다.
다양한 것을 해봤다는 것에 대해 만족한다.
그리고 여기서 끝내줬으면 좋겠다.
실력있는 웃긴 개그우먼이고,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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