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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민군 친구에게 유죄를 내릴 수 있을까?

이야기/Other|2021. 6. 9. 16:20

자주 보지는 않지만 은근히 봤고, 인간적인 면모로서 존경하는 유튜버가 있다. 유튜버겸 변호사인, 채널 “아는 변호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지훈님이다. (실명은 이 글을 쓰면서 찾아보다가 알게되었다.)

이름만 보면 남성일 듯 싶지만 여성분이다. 존경에는 성별이 없고, 이 분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군 생활 경력이 있어 더욱 더 개인적으로 존경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이 분이 손정민 사건 관련하여 자신의 생각을 올린 동영상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사람마다 손정민군 사건을 두고 친구인 a가 범인이다, 혹은 범인이 아니다라는 갑론을박이 상당히 많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친구인 a씨를 내 잣대에 있어서 “무죄”라고 말하고 싶은데, 나의 이야기를 조금만 들어주기를 부탁 드린다.

먼저 아는 변호사의 이지훈님은 “가능성이 낮은 것들이, 일반적이지 않는 것들이 a씨에게 일어나고 있다.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물론 손정민 군과 a씨에게 일어난 일들이 일반적이지 않는 것은 맞지만,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러한 우연들이 a씨가 범인이라고 입증할 만한 자료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먼저 신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토사물이 많이 묻었다면 버릴수는 있다. a씨 집안은 의사집안이다. 우리가 아는 의사들은 보편적으로 돈이 많고, 반포한강공원에 비교적 쉽게 가는 것을 보면 강남권에 거주한다고 생각한다. 토사물이 많이 묻는 신발쯤이야 버리고 다시 살 재력정도는 되니까 그렇게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손정민군과 a씨의 친분관계에 대해서는 내 나름대로 친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밤 늦게 단둘이 술마시자고 하고 나올정도면 내가볼 때는 친한 사이가 맞지 않다 싶다. 물론 이것이 a씨가 범인이라는 증거도, 증거 아닐수도 없다.

범행에 관해 짧게 얘기하자면 범행은 크게 계획적인 범행과 우발적인 범행으로 나눌 수 있는데 새벽에도 사람이 있는 반포한강공원에서 계획적인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 쉬운 일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이게 우발적일까? 우발적이라면 흔적을 남기기 마련인데 손정민군의 부검결과나 발견한 위치, 목격자들의 진술을 보면 친구 a씨가 범인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렵다.

물론 현재의 내 생각이 최근에 읽은 “합리적 의심”이라는 책을 읽고 나온 결론일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판사출신인 작가가 기존에 있었던 사건들을 토대로 자신의 생각대로 다시 풀어본 책인데, 판사들의 생각을 잠시 엿볼수 있었다. 대체적으로 판사들은 유죄를 내릴 때, “완전무결한 확증”이 있어야 유죄판결을 내린다고 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판결이 혹시나 무고한 희생자를 낼 수도 있기 때문이라 한다. 완전무결한 확증이란, 단순한 정황으로 피고를 유죄로 몰아서 안되고, 직접적으로 범행의 증거가 되지 못하는 것에서도 범행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라 한다.

나는 a씨가 완전무결하지 않아서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손정민 군의 부검결과와 목격자 진술을 볼 때부터 이것이 사건보다는 사고로 봐야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지훈님의 말처럼, 잘 일어나지 않는 것들을 의심하는 것 역시 다른 측면에서 합리적으로 보여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에서 “뉴스”에 나오는 것들이란 우연이 겹쳐 누군가를 무고로 만드는 일이거나, 있을 수 없는 것들이 나오곤 한다.

넷플릭스의 “그는 야구장에 갔다”라는 다큐멘터리 영화에서는 딸과 함께 야구장에 간 남자의 사연이 나온다. 그는 한 사건의 용의자였고, 사건의 여러 정황들을 볼 때 그가 범인이라고 보여지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그가 무고하다라는 것을 밝히게 되어 정부로부터 배상까지 받아낸 사건이다. 이 사건을 볼 때 누구나 그가 범인으로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였지만, 그가 야구장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가 그자리에 앉지 않았더라면, 딸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지 않았다라면,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더라면,,,, 모든 것들이 “하지 않았더라면”에서 참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주는 다큐멘터리였다.

돌아와서, 뉴스에서 나오는 사건들은 법적으로가 아니라 미디어적으로 “민간심판”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러한 잣대가 한사람을 무고로 내세운다면 그는 과연 누구로부터 배상을 받아야할까? 대중에게 합리적 의심이란 존재할까? 가끔 이런 것들을 보면 제일 무서운건 역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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