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소스

드라마 추천 스토브리그 안보면 인생절반 손해.

이야기/Drama|2021. 9. 20. 18:27

SBS, 왓챠
스토브리그 - 16부작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야구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나는 여러 야구와 관련된 콘텐츠를 접하긴 했다. 특히 일본에서 제작된 콘텐츠들을 봤는데 원아웃, 크게 휘드르며, 메이저 정도가 있겠다. 이 중 가장 재밌게 봣던 것을 하나만 꼽자면 "원아웃"이라는 만화책인데, 이유는 주인공의 악랄함과 영리함때문이였다.


짧게 얘기하자면, 주인공은 투수이지만 공속구를 던지지 못하는 선수다. 다만 상대방의 심리를 굉장히 잘 읽어서 느린 투수지만 승리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였다. 길거리에서 내기야구를 하던 양아치가 우연히 프로의 눈에 들게되고, 설득 끝에 입단하게 되어 구단주를 상대로 내기야구를 하는 그런 스토리다. 물론 스토리의 전개를 위해 주인공팀은 약한팀이고 약한팀원들이 주인공을 보면서 승리에 대한 집착을 보이게 되는 것을 보면 스포츠 컨텐츠에서 보여줄 수 있는 '도전정신'이 내 마음의 불을 약간이나마 지피게 되는 느낌이다.


나는 이런 '도전정신' 때문에 스포츠와 관련된 컨텐츠를 좋아하는 것 같다.(직접 하는건 별로지만) 그리고 스토브리그는 야구를 모르는 나같은 사람들에게도 과감히 추천해줄 수 있는 스포츠드라마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포츠드라마보다 경영드라마가 더 맞지않나라는 생각이 들지만서도.


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 꼴찌팀 "드림즈"에 백승수단장(남궁민)이 취임하게 되면서 팀을 리빌딩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다만 백승수단장이 단장이 취임되기까지의 과정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백승수단장이 "야구인"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를 발탁한 이유는 이력이 화려했기 때문인데 씨름이나 핸드볼단장직에서 우승만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백승수단장이 발탁된 것과, 야구팀의 프론트(운영팀)가 그를 인정하냐는 별개의 문제다.

 

프론트에서 탐탁치 않게 여기는 백승수단장은 굳이 남들의 시선에 자신을 맞추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의 목표는 "우승"이였고, 그가 아는 우승공식을 팀에 맞출 뿐이였다. 그래서 프론트 및 팀원들의 반발에도 팀의 주요선수를 방출시키고, 팀에 해악이 되는 직원을 해고시켰다. 이런 과정에서 백승수단장의 경영방식이 우직하고 고집있게 보여졌는데 마냥 고집이라고 하기에는 명분과 이유가 존재했다.


그래서 설득당한 프론트는 단장의 뜻에 따르기 시작하고, 점차 그를 인정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라 할 수 있겠다. 나는 백승수같은 사람을 좋아한다. 열심히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는 사람. 성격은 약간 무뚝뚝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 흠이지만 구단주 입장에서 이만한 사람은 또 없을거라 생각한다. 물론 문제는 구단주와의 관계도 좋지 못하는 바람에 외로운 사람이기도 했지만.


백승수 단장의 라이벌은 다른 프로야구팀도 아니고, 드림즈의 프론트도 아니였다. 구단주였다. 구단주는 적당히 팀을 해체시키길 원했는데 백승수단장은 그걸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억압도 있었고 마찰도 있었다. 그렇다고해서 구단주가 악이라고 할 수있을까?

 

구단주와의 갈등

실질적인 구단주는 모기업의 회장이지만, 극중에서 구단주의 역할을 회장의 조카가 대행을 맡았다. 이 글에서는 조카를 구단주라고 표현하겠다. 대행이기 때문에 회장의 말을 들어야하고, 회장과의 관계를 위해서 구단주는 필사적으로 구단을 해체하길 원했고, 그걸 반대한 백승수단장과의 마찰이 컸다. 

 

구단주는 악인가?

스토브리그에서 구단주 역을 맡은 권경민(오정세)는 내 기준에서 불쌍한 캐릭터였다. 오로지 회장의 눈에 들기 위해 일하는 샐러리맨느낌이였다. 능력은 좋지만 회장의 아들도 아닌 조카였고, 어떻게든 자신이 성과를 보여야 자신의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이였다. 


팀 해체 역시 경영으로 보면 자신이 부여받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고, 그게 악이라고 보기에는 내 개인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자신이 하는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것과 프론트가 실직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마지막에 자신의 잣대를 명확하게 표현하고 실현하는 점에서 권경민이라는 캐릭터에게 박수쳐주고 싶다. 

 

야구없는 야구 드라마

위에서도 말했고 이 글에서도 야구얘기는 거의 없다. 홈런이니 볼이니 등의 얘기는 드라마에서도 비중이 거의 없다. 경영적인 얘기가 더 많은 드라마다. 조직원들과의 갈등과 능력있지만 공감못하는 리더의 이야기. 그리고 구단주와의 싸움. 야구선수들과의 관계와 승리를 해야하는 단장의 사투. 

극중에서 백승수단장은 이렇게 말한다. " 소 한 번 잃었는데 왜 안 고칩니까? 그거 안 고치는 놈은 다시는 소 못 키웁니다." 우직함. 어쩌면 내가 이 드라마와 백승수단장을 좋아했던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싶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