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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진부하지 않는 스토리와 쌍문동의 비밀.

이야기/Drama|2021. 9. 21. 13:52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9부작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오징어게임. 보통 이런 류의 콘텐츠들은 일본에서 많이 사용했던 것을 봐왔다. 라이어게임이나 도박묵시록 카이지, 도박마 등 재밌게 봤던 기억들이 있는 작품들이라 오징어 게임 역시 크게 거부감 없이 시작할 수 있었다.

다만 중간중간마다 나는 오히려 오징어게임에 대해 좀 더 좋은 점수를 주고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느껴졌는데 그 이유는 기존의 이런 류의 게임들은 “돈과 욕망”에 치중한 방면 오징어게임은 게임 진행외의 스토리들도 구성을 했기 때문이였다.

크게 보자면 탈락자들을 두고 일부 일꾼들의 일탈행위라던지, 형을 찾기 위한 경찰의 잠입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두고 내 기준에서는 아쉬운점도 있었는데 일탈행위부터 보자면 스토리상으로 잘 마무리를 했다고해도 동생의 결말이 살짝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경찰신분인 동생은 자신의 상관에게 카카오톡으로 자신이 촬영한 오징어게임내의 불법행위들을 보냈으나(전파가 약해 도달하진 못했다) 아무런 조치도 없는 경찰이 아쉬웠다. 동생은 경찰이다. 이미 그 상관을 오징어게임 주최측에서 매수했다고 쳐도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뭐 작가 입장에서 이 경찰의 스토리비중을 크게 두지 않았다면 할말이 없겠지만.(그럼에도 초반~중후반까지 경찰의 상황은 분량 상 은근한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사실이다.)

돌아와서 나는 1번참가자 오일남이 이 드라마의 히든카드라고 생각했는데, 게임의 주최자일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히든카드로 생각했던 점은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상당히 강했기 때문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는 천진난만하게 달려가는 모습이였다면 ‘줄다리기’에서는 자신의 노련함을 제대로 어필했던 게임이였다. 자신의 팀에는 노인과 여자가 있었고 상대팀은 오로지 남자였지만 전략을 통해 이기는 것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물론 상우의 전략도 승리에 큰 몫을 차지하긴했지만 큰 틀에서는 오일남이 다 했다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이런 류의 콘텐츠들의 특징은 주인공이 이기는 것이 결말이라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인데, 그걸 감안하고 본다면 재미까진 아니더라도 킬링타임으로 좋은 드라마는 맞다. “어차피 주인공이 이기잖아”라는 진부한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럼 도대체 뭘 봐야하는데?”라고 되묻고싶다. 그렇게 따지면 볼만한 콘텐츠가 정말 없다. 스포츠 콘텐츠는 거의 주인공팀이 이기는 결말이고, 로맨스는 주연배우들이 사귀는 결말이고, 나루토가 호카게가 되는 것 쯤은 결말이 나기전에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였으니까.


돈에 대한 욕망 vs 목숨

이런 콘텐츠들이 항상 던지는 큰 메시지는 이거다. 욕망이냐 목숨이냐. 대부분은 막연하게 이런 질문들을 던지고 방치하는데, 오징어 게임은 참가자들에게 기회를 준다. 게임을 계속할지 중단할지에 대한 기회. 참가자들 중 과반수 이상이 게임을 안하겠다고 선언하면 그 즉시 게임은 종료되고 남아있는 상금은 유족에게 가는 시스템이다. 오징어게임에서는 총 2번의 게임이 시작되었는데, 처음은 과반수가 게임중단을 선언하여 종료되었고 두번째부터 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첫게임을 포기한 사람들이 두번째 게임을 다시 참가한 것이다. 첫 게임 당시 사람들이 죽는 것을 보자 “현실보다 더한 지옥”이라고 생각해서 게임을 포기한 것 같지만, 첫 게임 이후 두번째 게임시작 전까지 “지옥같은 현실”을 마주하자 게임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역전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는 것에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욕망”을 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다만 쌍문동에 거주하는 우리의 주인공, 성기훈은 개인적으로 맘에들지 않는 캐릭터다. 어쩌면 쌍문동을 어필하는 것도 반어법적인 요소를 사용하여 주인공의 망나니적 성격을 표현한 듯 싶다. 왜냐하면 쌍문동이라는 어원이 효자와 연관이 있는데, “계성”이라는 사람이 부인과 함께 병으로 죽자 그의 아들이 부모를 정성껏 모시지 못한 것을 후회하여 묘 근처에서 살다가 죽었다고, 마을 사람들의 아들의 효성을 높게 평가하여 효자문을 두개 세워 “쌍문”이라는 이름이 되었다는 설과, 병이 있는 1,2대를 3대가 정성껏 돌봐 “쌍문”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기사는 첨부하였으니 참조 바람.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917500078&wlog_tag3=naver 

 

‘쌍문동이 효자 덕분에 생긴 이름?’ 서울 동(洞) 이름에 담긴 이야기

낙성대동 강감찬 장군과 연관, 문래동은 문익점의 목화 전래지 묵동은 학문 발달의 희망 담아, 수색동은 유래와 상관없는 땅 돼, ‘서울 도봉구 쌍문동이 효자 덕분에 생긴 이름이라고?’ 서울

www.seoul.co.kr

 

극 중에서 성기훈은 병이 있는 부모를 잘 모시지 못했는데 “나 쌍문동사는 성기훈이오”라고 언급하는 점들을 보면 “쌍문동”이라는 이름이 궁색하게 느껴진다.

 

각설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성기훈은 첫번째 게임에 이미 게임을 포기했다

이미 한번 게임을 포기한 성기훈. 두번째로 돌아왔을 때는 좀 더 각성한 모습을 보여주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게임 끝난 후 길거리에서 만난 오일남때문에 참가하기엔 동기가 너무 부족하고 자신의 신념으로 두번째 게임을 시작했음에도 각성하는 모습이 없었다.


2. 성기훈은 위선이다.

성기훈은 위선적 성격이 강한 인물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안전할 때는 남의 신변을 걱정해주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구슬치기에게 오일남의 치매를 이용하여 자신이 승리를 가져갔다. 이 시점에서 나는 성기훈이 흑화하길 바랬다. 그 후 징검다리 게임에서 사람을 밀어버린 조상우에게 분노를 하게 된다. 그 후 상우에게 분노한 기훈은 상우에게 해를 가할려고 했는데, 새벽은 기훈을 말린다. 그리고 상우는 새벽에게 해를 가하였고 기훈과 상우는 마지막 게임 “오징어 게임”을 하게 된다. 오징어 게임에서는 치열한 싸움 끝에 기훈이 상우의 마지막을 할 수 있었으나, 결국 하지 못했다. 이것을 봤을 때 해를 가할려고 할 때 정말 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심이 강력히 든다. 새벽이 말려서 하지 않았다라기보다, 원래 하지 못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마지막에 상우를 끝내지 못한 것도 기훈은 흑화하지 못했으나 우승을 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오일남에 대한 잣대와 상우에 대한 잣대가 너무나도 다르다. 물론 사람들은 다 내로남불이지만, 게임이 끝나고 나서도 공허한 모습에 차있는 성기훈이 싫었다.


열린결말?

그럼에도 박수정도는 쳐주고 싶은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왜냐하면 공허한 모습에 차있는 성기훈이, 또 다른 오징어게임이 시작되는 것을 보고 미국행 비행기를 포기하고 돌아오는 모습이 시즌1의 마지막이였다. 이 모습이 주최측을 향한 성기훈의 복수로 다가갈수도 있을거란 희망을 기대하며 시즌2를 기다리게 된다. 인간의 끝은 공허함이라는 것을 오일남과 성기훈이 말해준다.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은 맞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흑화한 성기훈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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