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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로스쿨 괜찮지만 괜찮지가 않아.

이야기/Drama|2021. 9. 15. 22:06

넷플릭스/JTBC 드라마
16부작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의 바랍니다. 

 

오랜만에 드라마를 봤다. 이 드라마를 선택하게 된 계기부터 설명하자면 나는 법정이야기를 좋아한다. 그게 다다. 김명민이란 배우는 지금은 어떤 내용인지 기억에 나지 않지만, '베토벤 바이러스'를 봤을 때 강한 인상이 있던 기억만은 존재한다. 지금와서 보면 고위 전문직에 정말 잘 어울리는 배우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딱 여기까지다. 김범이나 류혜영이 출연한 드라마도 본적이 없어서 나에게는 오로지 작품 하나만 보고 도전한 드라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재밌는 드라마는 맞다. 다만 몇가지가 불편하다. 첫번째로는 극중에서 전예슬 사건인데, 앞에 스포일러를 주의하였으니 서슴없이 얘기하자면, 전예슬 사건에서의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불편하다. 극중에서는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의 중요성을 드라마에서 일부 강조했다. 극중에서의 전예슬은 일관되지 못한 진술을 하는 바람에 본인이 처한 상황이 약간 불리하긴 하였으나, 진술 외 또 다른 증거가 발견되어 자신의 무고함을 알릴 수 있었다. 다만 증거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이 전에슬의 "일관된 진술"을 꽤나 강조했는데, 이게 현실과 똑같다. 

위의 기사를 짤막하게 요약하자면, A씨와 B씨는 각각 직장 선후배 사이였고, A씨가 B씨와의 불륜 관계가 밝혀질 위기에 처하자, B씨를 성폭행으로 고소했던 사건이다. 결국 진실이 잘 밝혀진 탓에 A씨는 처벌을 받게 되었지만 재판 과정 중 이 A씨는 끝까지 반성하나 없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검사는 2년을 구형하였으나, A씨는 겨우 징역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사실상 교도소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요즘 이런 기사를 꽤나 흔하게 접할 수 있는데, 나는 성에 관한 범죄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과 다른 것을 사실로 말하고, 오로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법정에서 채택되는 것과 사회적인 시선이 이를 옹호하는 것이 굉장히 불편하다. 


드라마 로스쿨은 죄형법주의와 무죄추정의 원칙을 간간히 언급하며 형사적 판단에 있어서 형사법의 대원칙을 지켜야 한다라는 신념을 보이고는 했는데 이 사건에서 증거가 나오기 전 이러한 전개는 작가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돌아와서 내가 보는 이 드라마의 숨은 보석은 진형우 검사역을 맡은 박혁권이라는 배우인데, 연기가 개인적으로 좋았다. 목소리도 잘 들리고, 인상이나 이런 것들이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그것 외에 드라마 로스쿨의 장점이라면 특정 사건을 두고 직간접적으로 엮인 사람들과 이해관계자들을 자신의 관점에서 잘 풀었다. 양종훈 교수는 자신이 검사시절 못 밝힌 사건을 끝까지 추적하고 있었고, 한준휘는 삼촌의 죽음을, 류혜영은 자신의 쌍둥이에게 있었던 일과 자신의 법에 대한 잣대, 신념을 찾아 가고 있었다. 이 외에도 서지호와 전예슬 역시 자신에게 처한 일들을 해결해 나가는데 주연과 조연의 개별적인 스토리들을 아주 잘 풀었다고 생각한다. 

 

또 한가지 좋다고 느낀 점은 상대를 도와줄 때 대놓고 도와준다기보다 다른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도와주는 행위들이 많았는데 보이지 않는 머리싸움이 많아 이런 점들이 흥미진진하게 느껴졌다. 이런 연출에 bgm까지 좋아서 오랜만에 재밌는 드라마를 봤다. 다시보고 싶은 드라마다. 


그리고 전예슬 역을 맡은 고윤정이라는 배우가 정말 이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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