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일본에서 도망나온 이유.

먼저 카를로스 곤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카를로스 곤(이하 '곤')은 브라질에서 태어난 레바논계 사람이다.

그러다가 프랑스에 가서 공부를 했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기업 미쉐린 타이어에 입사한다.

그는 미쉐린에서 북미지사 사장을 맡았는데, 그게 36세 때의 일이니..

젊은 나이에 인정받았다고 보면 되겠다.

그러다 6년 뒤 르노자동차로 이직을 하게되었는데

GM과 포드에서도 콜을 외쳤지만 거부하였다는 얘기도 있다.

그런 그가 일본의 닛산자동차에 가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이것을 알기 위해선 당시(90년대) 자동차 산업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1990년대에서 자동차 업계에선 트렌드?라고 불리는 것이

"글로벌 톱5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 한다'라는 유행이 불고 있었다.

글로벌 시장을 마주하는 규모의 경제를 위해 M&A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1998년도 재정상태가 좋지 못한 크라이슬러는 다임러(벤츠)그룹에 인수되었고,

다음해인 1999년도에 닛산의 재정상태가 좋지 못하여 르노가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며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탄생했다.

닛산의 재정상태가 좋지 못하게 된 이유는

 

1.일본의 버블 붕괴와

2.901운동이 있었는데,

 

여기서 901운동이 무엇이냐면 간단히 말해

닛산자동차를 '90'년대까지 기술의 세계 제'일'로 만들겠다는 운동이다.

그래서 901운동이 탄생하게 됐는데

이것의 가장 큰 단점은, 기술은 좋지만 그만큼 비싸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가장 합리적인 것'을 추구하지

절대로 '최고 좋은 것'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그런 이유 때문에 재정이 박살나고, 르노가 도와주게 되었다.

2002년에 르노는 닛산에 15%를 출자하였고,

2016년도에는 미쓰비시 자동차가 품질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여

경영난이 발생하였고, 르노-닛산이 도와주며 미쓰비시를 얼라이언스 그룹에

합류시키게 된다.

그래서 현재 오늘날의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가 탄생하게 되었다.

 

 

돌아와서 1999년 르노-닛산의 얼라이언스가 탄생했을 때,

르노 회장이였던 '루이스 슈웨체르'가 곤을 닛산의 COO자리에 앉혔다.

곤은 이미 브라질 미쉐린에서 경영위기 였던 회사를 살린 경험이 있던터라

루이스 회장 입장에서는 곤이 제격이였을 거란 생각이 든다.

곤은 닛산에 투입되자마자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당시 닛산은 2조 1000억엔(21조)정도 되는 금액의 부채가 있었는데

이자비용을 내느라 영업이익이 나지 않았었다.

부채를 반으로 줄이고 영업이익률을 45%까지 높히겠다는 공약을 세웠는데,

약속을 못 지키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까지 하였다.

 

필요없는 자산을 전부 매각하고,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공장도 폐쇄하고,

21,000명이나 되는 직원을 해고하고,

중간관리자들 교체, 판매회사 사장 교체,

린 생산방식 도입 등 많은 것을 바꾸어 버렸다.

 

그렇게 1년만에 56억달러 적자였던 회사가 1년만에 29억달러 흑자로 탈바꿈했다.

부채도 갚았고, 다시 많은 직원을 고용하게 되었다.

 

그렇게 2001년 닛산 CEO로 승진했고, 2003년에는 CEO겸 회장,

2005년에는 르노의 회장 겸 CEO까지 맡게되면서

두 회사의 CEO를 겸직하기까지 이른다.

 

그리고 앞서 얘기했듯 2016년에는 미쓰비시 자동차의 지분 34%를 인수하여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를 탄생시켰다.

 

그렇게 일본에서는 영웅으로 떠올랐었는데...

경제적으로는 영웅일지는 몰라도, 직원들에게는 아닐 수도 있다.

21,000명이나 되는 직원을 해고할 때,

그 직원뿐만 아니라 그 직원의 가족 역시도 힘들어지므로,

아마 많은 사람의 원망을 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회사를 살렸다고 할 지라도 내부적으로 정치싸움은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곤은 르노와 닛산을 합병할려고 했는데,

르노와 닛산의 지분 44%를 가지고 있고,

닛산은 르노의 지분 15%를 가지고 있다.

프랑스 법상 닛산은 르노의 의결권 행사를 하지 못한다.

프랑스 회사법에는 40%이상의 순환출자 기업의 경우 의결권이 없기 때문이였다.

 

르노가 닛산의 주식을 44%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닛산은 르노의 자회사인데,

합병을 하게 되면 르노와 닛산은 같은 회사가 되어버린다.

그렇게 되면 닛산은 르노안에 있는 하나의 브랜드나,

사업부로 전략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예를 들어 내가 닛산의 사장이나 꽤나 높은 임원을 차지 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닛산이 르노와 합병을 해버리는 순간

나는 르노의 닛산 부문의 임원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닛산의 임원들은 합병을 가장 기피하게 될 것이다.

또한 시가 총액은 닛산이 르노보다 더 큰 탓에

제 나름의 프라이드도 있었을 것이다.

 

 

2018년 11월 19일 곤은 '주일 프랑스 대사관'의 주최로 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레바논에서 일본으로 오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때 당시 닛산 본사에 거의 출근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번 일본 방문에서도

닛산 본사에서 시간을 보낼 계획은 없었다고 한다.

비행기가 일본 하네다 공항에 착륙하자마자 특수부는 바로 비행기 안으로 진입하였고

3시간동안의 조사를 했다고 한다. 동시에 곤의 자택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때 수사를 받았던 명분은 증권보고법 위반과 회사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이였다.

이런 것은 내부고발이 없으면 쉽게 찾을 수가 없는데,

뉴스에서도 닛산 측의 일부 임원과 검찰의 사법거래로 인해

이 수사가 진행되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그렇게 합병이냐, 얼라이언스 유지냐를 두고 프랑스와 일본 간 많은

논쟁과 합의가 있었고, 프랑스 경제금융장관은 "현재 지배구조는 균형이 맞다"라고 언급했다.

즉, 합병은 무산한다는 얘기였고,

다만 이 얼라이언스의 회장은 르노 회장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9년 3월 6일 곤은 보석 허가로 인해 10억엔을 내고 풀려났다.

 

2019년 3월 12일 르노,닛산,미쓰비시는 3사 CEO 공동회견이 열렸고,

얼라이언스 회장은 르노회장이 유지하는 것엔 동의하나,

닛산, 미쓰비시 회장에는 겸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얼라이언스 이사회의 비율은 르노2 닛산1 미쓰비시 1로 조정하여,

사실상 프랑스와 일본이 같은 영향력을 갖게끔 할 것이라는 것도 발표했다.

이 회견만 놓고 봐도 일본측이 상당히 유리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9년3월13일 곤과 르노가 심어놓았던 외국인 임원들을 대규모 해고하거나 인사이동 시켰다.

 

2019년3월27일 르노가 1년 내로 닛산 합병을 재추진한다고 '파이낸셜 타임즈'의 보도가 나왔다.

 

2019년 4월3일 곤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진실을 말할 준비를 하고있다'고 하며

11일에 기자회견을 할 것을 예고했으나,

 

2019년 4월 4일 도쿄지검이 다시 특별배임혐의로 체포했다.

닛산본사가 오만 판매 대리점에 보낸 지원금을 사적으로 썼다는 명분.

 

 

2019년 4월7일 곤의 부인 케롤이 프랑스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귀국했으나,

프랑스 정부는 '곤을 특별대우 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재판을 받을 것'이라며 곤을 버렸다.

 

 

2019년 4월25일 곤은 재 보석신청을 통해 석방되었으나, 아내와의 접촉금지 조건이 걸려있었다.

 

2019년 7월 3일 프랑스 경찰도 곤의 배임혐의와 관련하여 르노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2019년12월25일 크리스마스 저녁에 음악단원의 모습으로 가장한 민간 경비 회사 그룹이 곤의 숙소로 들어갔다고 보고했다. 여기서 곤을 악기 상자에 숨기고 밖으로 나왔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게 보도되었다.

 

 

다만 2019년12월29일 일본 NHK 보도에 당일 곤이 자신의 자택에서

혼자 나오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라는 것을 발표하며 기타 언론의 보도를 부정했다.

 

일본 당국의 수사 결과 정확한 탈출 경로는,

2019년 12월 29일 도쿄 본인의 자택에서 나와 도쿄의 한 호텔로 향했고, 남성 2명과 합류를 했다.

 

이후 신칸센을 타고 신오사카에 도착. 다시 한시간 더 이동하여 오사카 칸사이 공항 근처 고급 호텔로 향했다.

여기서 일행이 준비해둔 음향기기용 상자에 곤을 넣어 20시경 공항으로 출발했고,

30분 후 공항에 도착하여 전용기에 탑승해 23시 10분경 간사이 공항을 떠난 것을 추정했다.

 

 

오사카 항공국은 2019년 12월 29일 밤 간사이 공항에서 '터키 이스탄불로 떠난 개인 제트기 1대가 있다'고 밝혔다.

경비업체 중 한명인 '마이클 테일러'는 이런 구출에 있어서 꽤나 유명한 사람이라고.

 

곤이 쉽게? 탈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개인제트기의 경우 수화물 X선 검사는 의무화 되어있지 않다'

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특히 음향기기 같은 거대 수화물일 경우 검사하기가 굉장히 어려우니까.

 

경비업체는 사전에 일본을 20회 이상 방문하면서 공항이 허술한지 직접 살펴봤다는 얘기가 있다.

 

이스탄불에 도착한 곤은 레바논으로 이동했다.

레바논과 일본은 범죄인도조약이 없어서 곤은 사실상 안전?하다.

 

곤은 레바논계 사람이고 레바논에 친척도 많다고 한다.

레바논은 그를 매우 자랑스러워하고 있어 일본의 요구를 들어 줄 가능성은 적다.

 

일본은 법적으로 피고가 부재상황이라면 형사재판을 진행할 수 없어 재판이 미뤄지게 되며,

곤의 재판은 무기한 연장(중단)으로 보면 되겠다.

 

여담으로 일본을 탈출 하기 전 영화 '버드맨'의 프로듀서인

존 레셔와 만나 자신의 체포사건을 영화화 하는 것을 논의했다고...

---

 

곤 사건에 있어서 일본의 사법체계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국민들은 특히 자국기업을 더 선호하고 아낄려고 있는 마음이 있는 것은 알지만,

곤에 대한 처사가 너무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뭐, 얘기야 다 들어봐야 알겠지만,

사실 상 르노가 닛산의 지분44%면 거의 주인급인데

닛산에 휘둘리는 것도 참으로 모양새가 빠지는? 일인 것 같기도 하다.

 

무튼 곤이 앞으로 무슨 얘기를 들려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