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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500만원 대학교수 vs 월 1000만원 치킨집 사장

Talk about|2019. 6. 29. 11:47

얼마전 친구와 제목과 같은 주제로 대화를 했었다. 

월급이 500만원인 대학교수와

월 순수익이 1000만원인 치킨집 사장 두개의 직업이 있다면 무엇을 선택할까?

 

이것을 대화하기 전에 몇가지 전제를 하자면

1. 대학교수의 월 500은 세후 금액이다.

2. 월 1000만원의 치킨집 사장도 세후 금액이다.

3. 대학교수가 직장에서 받는 기타 금액 (ex. 자녀학비지원, 상여, 보너스)등은 

없다고 전제한다.

4. 대학교수가 자신의 연구를 이용한 기타 수입도 인정하지 않는다.

 

 

이 전제를 얘기하자마자 친구가 말했다.

'아니, 대학교수라면 분명 연구나 자문으로

기타 수입이 발생할 수 있는 직업인데 왜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거지?'

 

분명 그럴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너무 끝이 없기 때문이다.

월 1000만원을 버는 치킨집 사장은 분명 능력있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이 치킨집 사장은 분명 매장 수를 늘리거나,

확장을 하여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렇게 끝이 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보면

이 치킨집 사장이 제 2의 교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간단한 전제로 얘기를 하고 싶었다.

 

 

사람마다 누구를 선택할지 다 다르다.

나도 사실 누구를 해야할지 모르고 그냥 이런 대화를 해보고 싶었다.

우리의 대화에 있어서 쟁점이 오갔던 몇가지 요인들을 꼽자면 다음과 같았다.

 

 

1. 리스크

리스크 부분에선 월500받는 교수가 치킨집 사장보다 낫다는게 친구 의견이였다.

아무래도 사업은 다 각도에서 신경을 써야하고

월 1000만원의 순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본인 자신의 노력도 굉장할 것 같다고 했다.

물론 월 500만원 받는 교수가 노력을 안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육체적이나 정신적인 피로도는 더 할 것이라는게 친구의 의견이였다.

그리고 친구는 결정적으로

'내가 대학교수라면 안정적으로 월500씩 가져갈 수 있지만

사업은 언제 망할지도 모르는데 월 1000만원씩 가져가는 건 액수가 너무 적다'고 했다.

 

인구감소로 인해 대학교도 망하고 언제 짤릴지도 모르는데

그런 부분은 왜 배제하고 얘기하냐라는 나의 질문에는

'1000만원씩 버는 치킨집 사장이 상위 10%는 될 것 같은데,

그렇다면 대학교수도 상위10%안에 있는 대학교수여야 하지 않나,

그럼 크게 본인 실책이 없는 이상 짤릴일은 적다'는게 친구 답변이였다.

 

나는 1000만원을 버는 치킨집 사장이 갑자기 망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하고싶지만

여기서 더 말하면 끝이 없을 것 같아서 그만뒀다.

 

 

 

2.

명예와 돈

친구는 정말로 직장에서 짤리거나 사업이 망하지 않는다는 전제라면

치킨집 사장이 좋다고 했다.

왜 치킨집 사장이 좋냐고 물어보니

결국 대학교수라는 타이틀이라는 명예와

돈을 잘 버는 장사꾼 중에서 선택하는 것인데

본인에게 명예는 크게 가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학교수라는 타이틀을 이용하여

더 많은 기타 수입을 올릴 수 있다면 대학교수를 택하겠지만

애초에 전제를 '기타수입은 없다'고 했으니 아무래도 치킨집 사장이 낫다는 것.

 

그리고 친구는 결정적으로

'요즘은 돈 잘벌면 그것도 명예야.  명예로 돈을 버는게 아니라, 돈으로 명예를 사는 것 같기도 하고'

라고 말했다.

 


돈으로 명예를 산다는게 어떤걸까?라는 나의 질문에 친구는 답했다. 

 

학연, 지연, 혈연, (흡연) 

에서 혈연은 정말 운이 따라야 하고 학연 지연도 결국 '돈'아닐까라는게 친구의 말 이였다.

높은 위치까지 학연을 쌓을라면

그만큼의 지식을 위해 요즘은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지연들도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공부에서 정말 천재적인 재능이 있다면 굳이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지만

명문대에 입학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사교육을 의지했으니.)

 

그래서 결국 명예 역시도 돈으로 이루어진다고 친구는 생각하더라.

 

 


친구는 결정적으로 명예보다 돈, 돈보다는 로우리스크를 택했다.

풍요롭지는 않아도 돈 걱정은 없이 살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나에게 말했다.

나는 '그럼 너도 결국 돈 아닌가?ㅋ'라고 되물었다.

그리고 이 한마디로 우리의 대화는 마무리 됐다.

'xㅅ끼야 그럼 또 반복되잖아.'

 

그래, 정답은 치킨대학이야.


 

이런 대화는 정답을 쫓는 대화가 아니다.

저렇게 전제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과 떨어진 대화라는 증거다.

순이익 1000만원 역시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이익도 아니고

저정도의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서 매장의 규모라던가

대출이라던가 모든 것을 검토해야 한다. 

 

정말 저정도의 순익을 걷어들이는 사장님과

500만원 받는 대학교수를 초청해서 누구로 살고싶냐고 물어봐도

각자 대답이 다를 것이다.

 

돈을 많이 벌어도 아프다면 건강한 일반인이 부러울 수도 있으니까.

 

모든 것은 상대적이고 완벽하지 않다.

그럼에도 친구와 이런 주제로 대화를 한다는 것은

내가 추후에 어떤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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